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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인포르메] 중국산 '불량'마스크로 재확산 위기에 전전긍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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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95회 작성일 20-08-06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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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곳곳에서 마스크 사용을 거부하거나, 자유 침해를 이유로 시위를 벌이고 있다는 소식을 어렵잖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스페인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지난 7월 20일 이사벨 디아스 마드리드 주지사는 공공장소는 물론,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가능한 인도에서도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카나리아 제도를 제외한 스페인 17개 전지역에 규정이 적용돼, 마스크 미착용 시 최대 100유로의 벌금을 물게 된다.

마스크 거부감 줄어든 스페인 국민들

다행스럽게도 코로나 이후 스페인은 실내에서는 거의 모두 마스크를 사용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를 잘 시행하고 있다. 야외 테라스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여름 휴가를 떠나는 사람들이 증가하며 긴장을 잠시 놓은 듯해 보이긴 해도 여전히 서로 조심하는 분위기다. 

마드리드는 최근 섭씨 40도가 웃도는 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숨이 턱 막히는 더위에도 길에서는 대부분의 사람이 마스크를 갖고 다닌다. 찌는 듯한 더위를 참지 못해 마스크를 턱에 내리거나 손에 들고 걷기도 하지만 많은 시민이 마스크를 착용하려 노력하는 모습은 흔히 발견할 수 있다. 

이탈리아를 시작으로 유럽의 여러 국가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초토화 됐다. 그러나 매스컴을 통해 보이는 모습에서 코로나 감염 확산세가 스페인과 상황이 별반 다르지 않은 프랑스나 영국에서는 스페인만큼 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는 듯한 인상을 받는다. 

스페인에서 일평균 5천명 이상 확진자가 나오던 시기에 한국의 지인들로부터 걱정 가득한 연락을 많이 받았다. 특히 코로나가 창궐하던 초기에, 마스크 착용에 익숙하지 않았던 스페인 사람들과 마스크 사용을 권고하지 않았던 스페인 정부를 보며 불안한 마음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요즘 유럽내 다른 국가들의 소식을 접하면서 스페인의 공공 위생 수칙이 다른 나라보다 나은 수준인 듯해 조금 안심이 되기도 한다. 

유럽국가중 두번째로 마스크 착용에 호의적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과 유고브(YouGove)가 22개 국가를 대상으로 마스크 사용에 대한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스페인 응답자중 약 60%의 사람이 매우 기꺼이 마스크를 착용할 것이라고 답했으며, 기꺼이 사용하겠다는 답변도 20%나 나와 스페인은 유럽국가중에서 이탈리아에 이어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는 아시아 국가와 비슷한 비율이다. 핀란드는 국제기구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마스크 착용 의향이 있다는 응답이 35%에 그쳐 유럽 국가 최하위권으로 기록했다. 


지난 3월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지 않았던 스페인 정부의 태도는 이제 완전히 달라졌다. 또한 마스크 사용에 의문을 갖는 이들이 여전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정부와 각 지자체의 제도에 잘 따르려고 하는 사람들이 현재로서는 더 많다. 

스페인에는 왜 마스크 착용에 대해 호의적인 사람이 더 많아졌을까? 전문가는 그 이유가 명확하지 않지만, 사람들이 마스크의 이점에 대해 알기 시작했고, 코로나로 인해 스페인내 많은 사망자가 나온 것을 보고 두려워하기 시작한 것으로 추측한다.

그러나 최근 검증이 제대로 되지 않은 마스크가 시중에 판매되면서 문제가 되고 있다. 이 때문에 유럽 연합은 보호 규정을 준수하지 않은 마스크에 대해 계속해서 경고해 왔다. 스페인 현지 언론에서는 유통된 불량 마스크의 리스트를 밝혀 시민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도 하고 있다. 대부분 중국에서 수입된 마스크로, 규정에 맞지 않아도 형태만 비슷하게 만들어 판매되는 경우가 많아 사람들이 착각하기에 십상이다. 

필자는 마스크와 손 소독제 대란이 일어났을 때 지푸라기라도 잡아보자는 심정으로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에서 천 마스크를 몇 장을 구매했다. 한 달을 기다려 받은 제품은 문구용으로도 쓰기에 부적합한 마스크였다. 그리고 약국에서 구매한 KN95 마스크를 열심히 쓰고 다녔다. 그러나 얼마 후 뉴스 기사를 통해 효과가 전혀 없는 마스크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의 허탈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중국산 불량마스크 흔해...코로나 재확산 우려 겹쳐

스페인 국민들도 이런 상황에 지치고 두려운 것은 마찬가지다. 그러나 더 아이러니하게도 이렇게 마스크 착용률이 높은 스페인에서 코로나 재확산 소식이 들린다는 것이다. 

카탈루냐와 아라곤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 감염이 재확산돼 하루 1178명의 확진 사례(8월 3일 기준)가 발표됐다. 지난 7월 초에는 관광객들에게 국경을 개방하고, 여행을 장려할 만큼 상황이 나아지고 있었지만, 지금은 이웃 나라마저 우려를 내비칠 정도로 상태가 심각하다. 

독일과 프랑스는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한 스페인 지역에 여행 자제를 권고했으며, 영국은 스페인에서 입국한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2주간의 의무적 자가 격리를 부여하고 있다.

현재 스페인은 젊은이와 관광객이 많이 모이는 해변, 클럽, 파티를 중심으로 확진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양상이다. 외국인 노동자로부터 유입되는 사례 또한 적지 않다. 도심이나 주택가에서는 위생 수칙이 잘 지켜지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몇몇 지역에서는 코로나의 어두운 그림자가 다시 드리워지고 있다. 

특히 지난 7월 이후 확진자의 양상을 보면 지난 3월과는 아주 다르다. 현재 확진자는 대체로 20~40대의 젊은 사람이며, 중증 환자보다는 경증 환자가 많다. 그러나 젊은 사람들이 함께 거주하는 부모나 조부모에게 바이러스를 옮기게 되면 사태가 심각해지기 때문에 스페인은 바싹 긴장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방역 성공중...스페인은 다시 고난의 시기로?

유럽에서 스페인 못지않게 많은 확진자와 사망자를 기록한 이탈리아의 상황은 어떨까? 최근 자료에 따르면 이탈리아에서는 일 평균 200건의 새로운 확진 사례가 발생, 스페인보다는 훨씬 나은 상황이다. 대부분의 사례가 외국인들에 의해 발생하고 있어 이탈리아 당국의 주요 관심도 해외 입국에 모아지고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새로운 사례가 확인되면 건물과 직장, 그리고 필요한 경우 동네 전체를 대상으로 검역이 시행된다. 또한 유럽연합(EU)과 솅겐 지역외 여행자 전원에게 자가 격리 의무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방글라데시의 양성 판정 사례가 증가함에 따라 이 나라로부터의 입국이 금지됐다. 몇 주 전부터 클럽 및 유흥업소를 재개장한 스페인과 달리, 이탈리아는 당초 7월 말로 예정했던 이같은 조치를 연기했다.

반면, 스페인 당국은 현재 확진자 급증으로 인해 야간 생활 규제를 다시 도입할지를 고려하고 있다. 많은 마드리드 시민들은 이같은 정부의 오판이 코로나가 재확산된 이유라며 비난한다. 주변 지인이나 여론을 살펴보면 스페인 국민들은 인내심의 한계에 다다랐다. 페드로 산체스 정부는 지난 3월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반드시 해결책을 내놓아야 할 입장이다. 


● 최지윤 통신원은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을 전공했고, 국외 한국어 교육 사업을 담당하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인 ‘세종학당(멕시코)’에서 근무했다. 현재 스페인 살라망카대학 한국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스페인어권 국가의 한국어 교육 전문가가 되기 위해 열심히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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