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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 스페인 카탈루냐한인회장 “관광업 종사 교민들, 생계 막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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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영사관서 마스크 100장 받아 70세 이상 노인들에게만 전달··· “빨리 지나가기를 바랄 뿐”

“최근 한국에서 도착한 마스크 100장을 총영사관에서 우리 한인회에 기증하기로 했는데, 마스크 수량이 적다 보니 모든 교민에게 드릴 수가 없어서 우리 한인 임원회에서 결정한 대로 교민 70세 이상 어르신들에게 3개씩 드리기로 했습니다. 총영사관에서 어르신분들에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바르셀로나에 있는 이덕 스페인 카탈루냐한인회장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현지 소식을 3월19일 본지에 알려왔다. 그는 “코로나바이러스로 바르셀로나에 있는 우리 교민들도 경제적으로 큰 피해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빠른 시일 내에 해결되기를 원하며 기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이덕 카탈루냐한인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현지에 여행이나 출장을 갔다가 항공편 결항으로 발이 묶인 한국인 여행자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다는 뉴스가 나오고 있습니다? 어려움에 처한 분들이 한국인회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는지요?

“정부에서 모든 민간인은 집에서 격리하라고 해서 아무도 움직일 수가 없습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운항을 멈췄습니다. 몇 군데의 외국항공회사가 운항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가격은 아주 비싸다고 합니다. 발이 묶여 한국에 돌아가지 못한 분들이 아직 한인회로는 연락해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곳 총영사관으로는 연락을 취했을 것으로 압니다.”

그는 발 묶인 여행자들이 한인회에 어려움을 호소해오면 이곳 바르셀로나 총영사관과 연락을 취해 도움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현지 교민사회도 불안과 어려움을 겪고 있을 텐데, 가장 큰 어려움이라면 어떤 것인지요?

“교민사회의 어려움은 무척 큽니다. 여기에는 관광업에 종사하는 교민들이 많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전인 2월에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인 MWC가 취소됐습니다. 그 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운항을 멈추고 한국 관광객들이 거의 없다 보니 수입이 전혀 없는 상황으로 바뀌었습니다. 식당, 여행사, 가이드, 민박 등의 업종이 제일 먼저 타격을 받았고 지난주부터는 집안에서 격리하라는 정부 명령과 국경 봉쇄 때문에 다른 업종에 일하시는 분들도 생업을 멈추고 정부의 지원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직원들이 많은 회사가 어쩔 수 없이 구조조정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지출을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모두 걱정하고 있습니다.”

- 현지 교민수는 얼마나 되는지요?

“최근 바르셀로나와 카탈루냐주에 교민들이 많이 늘어났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한인식당이 7~8개밖에 없었는데 지금은 거의 40개 정도로 불어났습니다. 스페인과 바르셀로나가 우리나라에 많이 알려져 관광업에 종사하는 분들이 늘었고, 워킹홀리데이로 우리 청년들의 진출도 많습니다. 또 다문화가정도 많이 생긴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 한인회에서는 교민이 2천명 정도라고 말해왔는데 실제로는 더 많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 교민사회의 마스크 사정은 어떤지요? 또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분위기인지요?

“마스크를 구하기는 힘듭니다. 몇 분의 교민들이 마스크 때문에 연락이 왔는데 구할 길이 없습니다. 이곳 정부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을 예방책으로 사람과의 간격을 1m 떨어져야 하고, 손을 자주 씻고, 집에서 격리하라고 합니다. 이 때문인지 스페인사람들은 의료에 종사하는 사람들 외에는 마스크가 필요한 것을 못 느끼는 것 같습니다.”

- 교민들 가운데 코로나를 피해 한국으로 일시 귀국하려는 분들이 계신지요? 만약 있다면 이분들은 어떻게 한국으로 올 수 있는지요?

“아직 한인회에 귀국 때문에 문의해온 교민은 없습니다. 앞으로 상황이 악화한다면 귀국을 원하는 교민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현재 한국 국적기 직항은 없지만, 중동 비행기나 일부 유럽 비행기로 경유하여 귀국할 수는 있습니다.”

- 한인회에서 우리 정부에 요청하거나 당부하실 게 있는지요?

“이곳 중국교민회에서는 스페인 정부가 집에서 격리하라고 하기 전에 벌써 많은 가게와 기업들이 문을 닫는 등 빠르게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봉쇄되기 전에 중국으로 피신하는 것도 매스컴을 통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중국교민회는 많은 마스크를 이곳 병원에 기증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기증은커녕 우리 교민들이 사용할 마스크조차 없어서 허탈합니다. 우리나라도 마스크 대란으로 국민들이 힘든 것을 알고 있기에 누구를 원망할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이덕 회장은 교민 1.5세다. 만 14세이던 1982년에 부모를 따라 스페인으로 이민했다. 그는 바르셀로나에서 공부를 마치고, 태권도 사범으로 몇 년을 일한 후 현재는 무술용품 생산 및 수입및 수출을 하고 있다. IKARA라는 상호로 회사를 경영하며 회사 대표를 맡고 있다. 교회 장로로 슬하에 아들(만27세)과 딸(만24세)을 두고 있으며, 부인도 한인 1.5세다. 끝으로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스페인에서 38년 동안 살면서 이런 상황은 처음입니다. 거리에 나가려면 식품을 구입하러 가든지, 약국에 약을 사러 나갈 수는 있지만 무조건 격리된 상황에서 집에서 생활하려니 참 힘듭니다. 카탈루냐 교민 모두가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조금 전에 70세 넘은 어르신분들로부터 마스크를 잘 받았다고 카톡으로 연락을 받았습니다. 한인회장으로 어떻게 무슨 말로 위로와 격려의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이 힘든 시간들이 빠르게 지나가도록 기도밖에 할 게 없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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