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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고향의 봄이 오는 소리 - 이덕대

글쓴이 : 관리자 날짜 : 2018-03-08 (목) 17:59 조회 : 148
벌레가 입을 떼고 깨어난다는 경칩이 지났으니 이제 봄이 본격적으로 올 것이다. 남녘의 바다에서부터 동토의 북녘까지 어김없이 봄은 사뿐사뿐 오고 있을 것이다. 봄은 봄비로부터 오는 것 같지만 빛, 바람, 소리로도 온다. 어린 시절 봄은 여러 가지로부터 왔다. 양지바른 곳에 쌓아둔 짚동 속 새끼 고양이의 앞발질, 돌담 위 갓 태어난 염소의 앙증스런 뜀박질은 물론 초가지붕 추녀 밑의 조그만 꽃다지의 노랑 꽃잎, 산골짝 맑은 물속의 가재 움직임으로도 왔다.

끝물의 겨울 볕은 남향 집 마루 끝에 오후의 나른함과 함께 물안개 같은 봄을 가져다 놓고 아직 움도 트지 않은 감나무 아래로 사라졌다. 지금쯤이면 바다는 바다, 산은 산, 계곡은 계곡대로 나름의 소리로 봄을 부르고 그 곳이 어디든 잔약한 봄풀들이 새벽 한기 속에서 맹춘(孟春)의 까탈스러운 날씨를 붙들고 꽃대를 밀어 올리느라 애를 먹기도 하겠다.

철부지로 세상을 모를 때에도 봄이 소리로 오는 것은 알았다. 어린 심장은 쿵쾅쿵쾅 뛰었지만 봄은 두근두근 아주 낮은 소리로 왔었다. 가끔은 해가 이울 쯤 황토 빛 하늘 아래 짙은 청솔 연기와 함께 나른한 소리로 오기도 했다. 구름, 하늘, 땅 속으로부터 봄의 움직임이 느껴지기 시작하면 봄볕은 꿈같은 아지랑이 길을 만들고, 새로운 날들을 준비한 새싹들이 여기저기 땅을 밀어 올려 연두색 융단을 깔기 시작할 때쯤이면 호박벌과 노랑나비 그리고 새들의 노래와 날갯짓이 가슴 벅찬 봄의 소리가 된다.

이제는 봄이 오는 소리를 듣지 못한다. 계절의 변화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던 심장 박동 소리도 언젠가부터 사시사철 전혀 달라짐이 없음은 어쩐 일일까. 매일 두터워지는 볕의 무게와 그에 따른 자연의 변화소리를 듣지 못함은 안타까운 일이다. 이때쯤이면 생명의 환희로 넘쳐나던 고향의 봄은 텅 비었다. 이제 고향은 빛과 소리로 봄이 오던 그런 곳이 아니다. 봄을 맞고 봄을 즐길 봄 처녀도 봄 총각도, 봄 마중하는 사람들도 없다. 볕이 주는 축복과 봄볕이 가지고 오는 변화를 느끼지 못하는 것은 그만큼 봄에 기대를 거는 사람이 없기 때문일지 모른다. 두고 온 고향집 마루 끝에는 주인 없는 고양이가 게으른 기지개와 함께 봄을 맞고 있을 듯하다. 어쩌면 남쪽으로 길게 뻗은 가지가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봄을 기다리다 꺾이고, 꽃만 피우고 익을 때까지 감 한개도 간수 못하는 늙은 월하 감나무만 끝물의 겨울 볕을 붙들고 언제 봄이 오냐고 묻고 있으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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