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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유도 대부' 이영 교수 "반세기동안 韓유도 자긍심 심었다"

글쓴이 : 관리자 날짜 : 2019-11-17 (일) 21:04 조회 : 403



스페인은 유럽의 떠오르는 유도 강국이다. 프랑스, 독일 등 터줏대감에 밀렸던 스페인은 오랜 준비 기간을 거쳐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스페인의 약진 뒤에는 한국인이 버티고 있다. '스페인 유도의 대부'로 불리는 이영(78) 전 스페인 마드리드 국립대 체육대학 교수다.

현재는 스페인유도협회 명예 경기위원장과 상벌위원을 맡고 있다. 49년째 머나먼 이국땅에서 머물고 있는 이 교수는 "누가 뭐래도 유도를 통해 한국과 스페인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했다는 점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단순히 중간 역할도 했지만, 스페인에 한국 유도의 자긍심도 심었다"고 자신했다.

이 교수는 1971년 2월 스페인으로 건너갔다. 당시 그는 한국 유도를 전파받고자 하는 스페인의 한 체육관에 초청받았다. 중앙대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한 이 교수는 동시에 유도부에서 선수로 활약하며 실력을 인정받은 인재였다. 당시 한국은 세계적으로 종주국 일본 못지 않은 실력을 인정받고 있었다. 당시 스페인에선 아시아인은 낯선 존재였다.

이 교수는 스페인 생활 첫 해부터 실력을 검증받아야만 했다. 기회는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 이 교수는 "1971년 스페인 선수권대회에서 초청으로 10대1 대결을 펼친 적이 있다"면서 "무승부로 끝난 6번째 경기를 제외한 9경기를 모두 한판승으로 이겼다"고 말했다. 이날을 계기로 단 번에 스페인 전역에 이름을 알린 그는 같은해 스페인 유도대표팀 코치가 됐다.

1973년엔 마드리드 체대 조교수에 임명돼 대표팀 코치와 겸직하는 파격 대우까지 받았다. 같은해 유럽선수권 헤비급에서 산티아고 오헤다가 동메달을 목에 걸자, 스페인유도협회는 이 교수에게 절대적인 신뢰를 보냈다. 오헤다는 2년 뒤인 1975년 유럽선수권에선 금메달까지 땄다.

이후 대표팀을 떠난 이 교수는 동시에 생활체육 방면으로도 적극적으로 한국 유도를 알렸다. 그는 1977년 유도관을 열고 한국식 유도를 스페인에 가르쳤다. 그는 1984년 LA올림픽에서 다시 대표팀에 복귀했다. 그는 이 대회에서 스페인 유도대표팀 감독도 역임했다. 이후 스페인은 현재까지 올림픽에서 몇 차례 금메달을 비롯해 메달을 수확했는데, 상당수는 이 교수의 제자들이다.

이 교수는 "한국인으로 스페인 대표팀을 이끄는 건 대단한 영광이자, 그 만큼 실력을 인정받은 것"이라면서 "당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 건 아쉬움"이라고 떠올렸다. 이후엔 스페인유도협회 상범심의위원장, 스포츠 디렉터, 경기위원장 등 요직을 거치며 올림픽은 물론 각종 국제대회에서 스페인 유도에 큰 공헌을 했다는 평가다.

2007년 스페인 체대에서 정년 퇴임한 이 교수는 "수천명의 제자를 길러낸 것에 보람을 느낀다.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한국 유도와 스페인을 이어주고 있다. 이 교수는 "내가 이곳에 온 이후로 반 세기 동안 우리 한국 대표팀이 스페인으로 30회 정도 방문해 양국 친선을 다지도록 도운 것은 흐뭇한 일"이라고 했다. 그에겐 아직 한 가지 꿈이 남았다. 바로 스페인 유도 역사상 첫 10단 승단이다. 그는 "만약 승단자가 생긴다면 내가 0순위"라며 "유도인으로선 큰 영광이 될 것"이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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